미국 법인은 세웠는데, 이제 뭘 해야 하죠?: 한국 창업자가 놓치기 쉬운 운영의 6가지 함정

미국 법인은 세웠는데 이제 뭘 해야 하죠? Annual Report를 안 내면 법인이 사라지고, W-2와 1099을 잘못 분류하면 수년치 세금이 추징되며, 이전가격을 무시하면 한미 양쪽에서 세무 조사를 받습니다. 한국 창업자가 놓치기 쉬운 미국 법인 운영의 6가지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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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인은 세웠는데, 이제 뭘 해야 하죠?: 한국 창업자가 놓치기 쉬운 운영의 6가지 함정

기업편 #13 · 읽기 약 9분


대주제 1(법인 설립)에서 법인을 세우는 방법을, 대주제 2(한-미 법률 비교)에서 한국과 미국의 법적 차이를 다뤘습니다. 오늘부터는 대주제 3(법인 운영)에 들어갑니다. 법인을 세운 뒤 실제로 운영하면서 매년, 매달, 때로는 매일 신경 써야 하는 법적 의무들입니다.

한국에서 법인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더라도, 미국 법인의 운영 실무는 상당 부분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세무사에게 맡기면 되었던 일이, 미국에서는 주정부, 연방정부, 그리고 영업하는 주에 각각 별도로 해야 하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의무를 놓치면 벌금이 부과되거나, 심한 경우 법인 자체가 정지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 창업자가 미국 법인 운영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6가지를 개요 수준으로 짚고, 이어지는 소주제 글에서 각각을 실무 수준으로 파고듭니다.


1. 연례 보고와 Good Standing 유지: 안 하면 법인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전 글(한국 주식회사 vs 미국 C-Corp)에서도 다뤘지만, 운영 편에서 한 번 더 강조합니다. 한국에서는 사업자등록을 하고 세금 신고를 하면 법인이 유지되지만, 미국에서는 설립 주와 영업하는 주 각각에 연례 보고서(Annual Report)와 프랜차이즈 택스를 매년 제출하고 납부해야 합니다.

Delaware는 매년 3월 1일까지 Annual Report를 제출하고 프랜차이즈 택스를 납부해야 하고, California에서 영업하고 있다면 Statement of Information(SOI)과 최소 $800의 프랜차이즈 택스도 별도로 납부해야 합니다. 이것을 놓치면 주정부가 법인을 Voided(무효) 또는 Suspended(정지) 상태로 만들 수 있고, 이 상태에서는 계약 체결, 소송 제기, 은행 거래 등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장기간 방치하면 행정적으로 해산(Administrative Dissolution)될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원격으로 미국 법인을 운영하는 창업자에게 이것은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매출이 없어도, 직원이 없어도, 사업 활동을 하지 않았어도 이 의무는 매년 돌아옵니다.

(미국 법인의 연간 컴플라이언스: Annual Report, Good Standing, 그리고 Franchise Tax)


2. 직원 채용과 Payroll: W-2와 1099를 잘못 분류하면 큰일납니다

미국에서 사람을 고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W-2 직원(employee)과 1099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입니다. 이 둘을 잘못 분류하면(misclassification) IRS와 주 노동국이 동시에 문제를 제기하고, 미납 세금에 벌금과 이자가 붙습니다.

W-2 직원으로 분류되면 고용주는 급여에서 연방 소득세, Social Security, Medicare를 원천징수하고, 고용주 부담분(employer payroll tax)도 별도로 납부해야 합니다. 실업보험(UI), 산재보험(Workers' Comp)도 가입해야 하고, 최저임금과 초과근무수당(FLSA) 규정도 적용됩니다.

1099 독립계약자는 이 모든 것이 적용되지 않지만, IRS는 실질 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업무 수행 방식을 회사가 통제하고, 회사의 도구를 사용하고,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하고, 한 회사에서만 일한다면, 계약서에 "independent contractor"라고 써놓았더라도 IRS는 W-2 직원으로 재분류할 수 있습니다. California는 AB5 법에 따라 더 엄격한 기준(ABC Test)을 적용합니다.

한국 창업자가 미국에서 첫 직원을 채용할 때, "일단 1099으로 시작하자"는 유혹이 큽니다. payroll 설정이 번거롭고 비용도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직원 관계에 해당하면서 1099으로 처리하면, 나중에 수년치 payroll tax를 소급해서 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직원 채용하기: W-2 vs 1099, Payroll, 그리고 주별 노동법)


3. 한-미 모자회사 간 거래: 이전가격(Transfer Pricing)을 모르면 양쪽에서 세금을 추징당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본사가 있고 미국에 자회사가 있는 구조(또는 그 반대)에서, 양사 간에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비용을 분담하거나 IP를 사용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관계사 간 거래(intercompany transaction)의 가격을 어떻게 정하느냐가 이전가격(Transfer Pricing) 문제입니다.

핵심 원칙은 독립기업원칙(Arm's Length Principle)입니다. 관계사 간 거래의 가격이 서로 관계없는 독립 기업 간 거래였다면 적용했을 가격과 같아야 한다는 원칙인데, 한국(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과 미국(IRC Section 482) 모두 이 원칙을 적용합니다.

이것을 무시하면 양쪽 세무당국이 동시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본사가 미국 자회사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시장 가격보다 낮은 대가를 받으면, 한국 국세청은 "실제로는 더 높은 대가를 받았어야 한다"고 보고 한국 측 소득을 증액할 수 있고, 미국 IRS도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미국 측 비용 공제를 부인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소득에 대해 양국에서 이중으로 과세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초기에는 모자회사 간 거래 금액이 크지 않아서 이전가격 문제를 간과하기 쉽지만, 규모가 커진 후에 과거 수년치를 소급해서 추징당할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적절한 서비스 계약(Intercompany Service Agreement)을 체결해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미 모자회사 간 거래 설계: 이전가격과 서비스 계약)


4. 세금 보고: 연방세, 주세, 그리고 Sales Tax는 별개입니다

한국에서는 국세청에 법인세 신고를 하면 대부분 끝나지만, 미국에서는 연방세, 주 법인세, Sales Tax를 각각 따로 신고하고 납부해야 합니다.

연방 법인세(Form 1120): 모든 C-Corp은 매년 4월 15일(연장 시 10월 15일)까지 IRS에 법인세 신고를 해야 합니다. 세율은 21%(고정)이고, 한국처럼 소득 구간별로 세율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외국인 소유 법인은 Form 5472(정보 보고서)도 매년 제출해야 하는데, 미제출 시 건당 $25,000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주 법인세: 영업하는 주에 별도의 주 법인세를 신고하고 납부해야 합니다. 세율과 계산 방식이 주마다 다르고, Nevada, Wyoming, South Dakota 등 일부 주는 주 법인세가 없는 반면, California는 8.84%의 주 법인세가 적용됩니다.

Sales Tax: 한국의 부가가치세(VAT)와 비슷하지만 구조가 완전히 다릅니다. 미국에는 연방 차원의 VAT가 없고, 각 주(와 일부 도시/카운티)가 독자적으로 Sales Tax를 부과합니다. 세율도 0%(Oregon, Montana 등)에서 10% 이상(Tennessee, Louisiana 등)까지 주마다 다릅니다. 더 복잡한 것은 nexus(과세 연결점) 개념입니다. 2018년 대법원의 South Dakota v. Wayfair 판결 이후, 물리적 존재가 없어도 일정 금액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면 해당 주에 Sales Tax 징수/납부 의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여러 주에 걸쳐 온라인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스타트업이라면, 어느 주에 Sales Tax nexus가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 법인의 세금 보고 실무: 연방세, 주세, Sales Tax)


5. 미국 계약서의 기초: 알아두면 좋은 미국 계약 관행의 특징

한국 계약서와 미국 계약서의 기본 구조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미국 계약 실무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이 몇 가지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계약서의 분량과 상세함입니다. 미국 계약서는 한국 계약서보다 훨씬 길고 구체적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분쟁이 발생했을 때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보호받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계약서 유형들을 짚어보겠습니다.

NDA(Non-Disclosure Agreement): 사업 논의를 시작하기 전에 양측이 공유하는 비밀 정보를 보호하기 위한 계약입니다. 한국에서도 NDA가 점점 흔해지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NDA 체결을 사업 미팅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하는 기업이 있으므로 유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MSA(Master Service Agreement): 장기적인 서비스 관계의 기본 조건(지급 조건, 지식재산 귀속, 면책, 분쟁 해결 등)을 정하는 계약이고, 개별 프로젝트마다 SOW(Statement of Work)를 별도로 붙이는 구조입니다.

Indemnification 조항: 한국 계약서에는 자주 등장하지 않지만 미국 계약서에는 거의 빠지지 않는 조항입니다. 일방 당사자의 행위로 인해 상대방에게 손해가 발생하면, 그 손해를 보전해주겠다는 약속인데 방어 비용(변호사 비용)까지 포함합니다. 미국에서 소송 비용이 한국보다 훨씬 비싸기 때문에 이 조항의 실무적 중요성이 큽니다.

준거법(Governing Law)과 분쟁 해결(Dispute Resolution): 미국에서는 어느 주의 법을 적용할지, 분쟁이 발생하면 법원 소송으로 할지 중재(Arbitration)로 할지를 계약서에서 미리 정합니다. 이것을 정하지 않으면 관할권 다툼만으로 수개월이 걸릴 수 있습니다.

(미국 법인 계약서의 기초: NDA, MSA, Indemnification, 그리고 준거법)


6. 설립 후 90일: 가장 중요한 초기 체크리스트

위의 5가지는 법인을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들이고, 여기서 하나 더 짚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설립 직후 90일 안에 완료해야 하는 것들입니다.

California SOI(Statement of Information): California에서 영업하는 법인은 설립(또는 Foreign Corporation 등록) 후 90일 이내에 SOI를 제출해야 합니다. CEO, CFO, Secretary의 정보를 기재해야 하므로 이전 글(미국 법인 설립 실전 절차)에서 다룬 임원 선임이 이 시점까지 완료되어 있어야 합니다.

Form 5472 준비 시작: 외국인 소유 법인(25% 이상 외국인 소유)은 매년 Form 5472를 제출해야 합니다. 첫 해부터 적용되므로 설립 직후부터 관계사 간 거래 기록을 체계적으로 남겨야 합니다.

이사회 결의록 정비: 이전 글(미국 법인 설립 실전 절차)에서 다뤘듯이, Initial Board Consent가 제대로 작성되어 있는지, Bylaw가 채택되어 있는지, 주식 발행 결의가 완료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운영은 설립보다 지루하지만, 설립보다 중요합니다

법인을 세우는 것은 한 번이지만, 운영은 법인이 존재하는 한 계속됩니다. Annual Report 하나를 놓쳐서 Good Standing을 잃으면 투자 유치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W-2와 1099을 잘못 분류하면 수년치 세금이 소급 추징될 수 있으며, 이전가격을 신경 쓰지 않으면 한국과 미국 양쪽에서 세무 조사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어지는 소주제 글에서 각 주제를 하나씩 실무 수준으로 다루겠습니다. 매출이 없는 초기 단계에서도 적용되는 의무가 대부분이므로, "나중에 매출이 생기면 하지"라고 미루면 안 됩니다.

(다음 글 예고: 미국 법인의 연간 컴플라이언스: Annual Report, Good Standing, 그리고 Franchise Tax)


참고 자료 및 공식 근거

  • Delaware Division of Corporations, Annual Report and Tax Instructions (corp.delaware.gov)
  • California Corporations Code Section 1502 (Statement of Information)
  • California Revenue and Taxation Code Section 23151 (Franchise Tax)
  • IRS, Form 1120: U.S. Corporation Income Tax Return (irs.gov)
  • IRS, Form 5472: Information Return of a 25% Foreign-Owned U.S. Corporation (irs.gov)
  • IRS, Independent Contractor vs. Employee (irs.gov/businesses/small-businesses-self-employed/independent-contractor-self-employed-or-employee)
  • IRC Section 482: Allocation of Income and Deductions Among Taxpayers (Transfer Pricing)
  • South Dakota v. Wayfair, Inc., 585 U.S. 162 (2018) (Sales Tax Nexus)

본 뉴스레터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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