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펀드의 첫 연례 총회에 한국 LP 둘이 각각 서류를 들고 왔는데, 하나는 표결이 없는 자리에서 의사록을 달라는 것이었고 하나는 펀드 지분을 팔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팔로알토 호텔 회의실, LP 아홉 곳. 쉬는 시간에 한국 기관 LP 둘이 내민 서류는 "출자자 총회 의사록(안)"과 "출자 지분 양도 승인 요청서"였습니다. 가결할 안건이 없는 총회에서 무엇을 써 줄 수 있는지, LP가 나가겠다고 할 때 GP가 확인하는 것은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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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펀드의 첫 연례 총회에 한국 LP 둘이 각각 서류를 들고 왔는데, 하나는 표결이 없는 자리에서 의사록을 달라는 것이었고 하나는 펀드 지분을 팔겠다는 것이었습니다

Jun Ventures 연대기 #16 · 읽기 약 5분


Fund I의 두 번째 해 11월, 팔로알토의 호텔 회의실에 LP 열한 곳 중 아홉 곳이 모였습니다. 서울에서 박 부장과 동림의 이재훈 팀장이 왔고, 김상철 씨는 화상으로 들어왔습니다. 연례 총회(Annual General Meeting, AGM)는 LPA에 "매년 한 번 연다"고 적혀 있는 자리였고, 성민에게는 LP 전부를 한 방에서 보는 첫날이었습니다.

프로그램은 세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1년의 투자 요약, 포트폴리오 회사 두 곳 대표의 발표, 첫 회수와 분배 보고, 감사인의 결산 설명, 질의응답. 레이첼이 만든 자료는 마흔 장이었고, 성민은 그중 서른 장을 외웠습니다.

문제는 자료에 없는 두 장이었습니다. 쉬는 시간에 박 부장과 이재훈 팀장이 각각 성민에게 서류를 내밀었습니다.

박 부장의 서류: 의사록

박 부장이 내민 것은 "출자자 총회 의사록(안)"이었습니다. 안건 세 개가 적혀 있었습니다. 제1호 결산 승인의 건, 제2호 운용 보고 승인의 건, 제3호 차기 연도 운용 계획 승인의 건. 각 안건 아래에 "출석 출자자 전원 찬성으로 가결"이라는 문장과 서명란이 있었습니다.

박 부장의 설명은 간단했습니다. 한국에서 조합 총회에 다녀오면 의사록을 내는 것이 내부 규정이고, 감사팀은 "총회에서 무엇이 가결됐는지"를 봅니다. 미국 펀드라고 해서 그 칸을 비워 둘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성민은 그 자리에서 답하지 못했습니다. 미국 펀드의 연례 총회에는 표결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산은 감사인이 감사하고 LP에게 보내는 것이지 LP가 승인하는 것이 아니고, 운용 계획은 GP가 LPA 안에서 정하는 것이며, LP의 동의가 필요한 일은 따로 정해져 있어서 그런 일은 총회가 아니라 서면으로 LP들의 동의를 받거나 LP 자문위원회(LP Advisory Committee)에서 다룹니다. 연례 총회는 보고하고 질문받는 자리입니다. 가결될 안건이 없으니 의사록에 적을 "가결"도 없습니다.

변호사의 조언은 의사록을 쓰지 말고 다른 문서를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연례 총회에서 무엇을 보고했고 어떤 질문과 답이 있었는지를 적은 "연례 총회 요약서"에 GP가 서명하고, 감사인의 감사보고서와 LP 자문위원회의 그해 회의 요약을 붙여 주면, 박 부장의 감사팀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거의 다 들어간다. 다만 "승인" "가결"이라는 단어는 쓰지 않는다. 없었던 표결을 있었던 것처럼 적는 순간 그 문서는 다른 LP들에게 설명할 수 없는 문서가 된다.

박 부장은 요약서로 받아들였습니다. 그가 원한 것은 표결이 아니라 "다녀왔고, 보고받았고, 문제가 없었다"를 증명하는 종이였습니다.

이재훈 팀장의 서류: 양도 승인 요청

이재훈 팀장의 서류는 무게가 달랐습니다. "출자 지분 양도 승인 요청서". 동림인베스트먼트가 Fund I의 지분 15% 전부를 한국의 다른 기관에 팔겠다는 것이었고, 매수인의 이름과 가격의 기준이 적혀 있었습니다. 동림 내부 사정이었습니다. 자기네 펀드의 만기가 다가와 해외 자산을 정리해야 했습니다.

성민은 LPA를 펼쳤습니다. LP는 자기 지분을 마음대로 팔 수 없습니다. 계열사에 넘기는 것 같은 몇 가지 경우를 빼면 GP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Fund I의 LPA는 다른 LP들에게 30일 동안 먼저 살 기회를 주는 조항도 두고 있었습니다. GP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동의를 거부할 수 없지만, 확인할 것은 확인해야 합니다.

변호사가 정리한 확인 목록은 이랬습니다. 매수인이 LP가 될 자격이 있는가. 펀드가 미국 법에서 지켜야 하는 투자자 수 한도와 성격은 한 LP가 다른 LP로 바뀌는 것이라 달라지지 않는다. 매수인의 신원과 자금 출처를 확인하는 절차는 처음 LP를 받을 때와 같이 한다. 그리고 동림이 사이드레터로 받아 둔 권리는 자동으로 매수인에게 넘어가지 않는다. 그것은 동림에게 준 것이지 15%라는 숫자에 준 것이 아니다.

세금과 신고는 두 나라에 걸쳐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외국인 LP가 펀드 지분을 팔 때 매수인이 대금의 10%를 떼어 미국 국세청에 내야 하는 규정이 있는데, 펀드가 미국에서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를 갖추면 떼지 않아도 됩니다. Fund I은 주식 투자만 하는 펀드라 그 서류는 GP가 만들어 줄 수 있었고, 그래서 이 거래에서 GP는 구경꾼이 아니라 서류를 내는 사람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동림이 한국은행에 신고한 투자를 다른 한국 회사에 파는 것이라 동림은 즉시 보고해야 하고, 매수인은 자기 이름으로 새로 신고를 해야 돈을 보낼 수 있습니다.

가격은 성민의 일이 아니었습니다. 동림과 매수인이 Fund I의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얼마를 깎을지 정하는 것이고, GP가 하는 일은 그 계산의 재료인 출자자 계정 명세서를 주는 것까지입니다. 성민은 동의서 초안을 변호사에게 맡기고, 다른 LP들에게 30일짜리 우선매수 통지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청운캐피탈이 그 통지를 받고 무엇을 할지는 박 부장도 아직 몰랐습니다.

서울의 기억

성민이 한국에서 심사역이었을 때 조합원 총회는 표결하는 자리였습니다. 규약을 바꾸거나 존속 기간을 늘릴 때 조합원이 모여 의결했고, 성민은 총회가 끝나면 의사록에 조합원 서명을 받으러 다녔습니다. 박 부장이 내민 서류는 성민이 10년 전에 들고 다니던 서류였습니다.

미국 펀드는 그 표결을 총회에서 빼서 서면 동의와 자문위원회로 옮겨 두었고, 총회에는 보고만 남겼습니다. 대신 LP가 나가는 문은 한국보다 자주 열립니다. 한국에서 조합 지분을 중간에 파는 일을 성민은 거의 보지 못했는데, 미국에서는 두 번째 해에 벌써 한 LP가 문을 두드렸습니다.

레이첼은 다음 해 연례 총회 준비 목록에 두 줄을 추가했습니다. "한국 기관 LP용 연례 총회 요약서(GP 서명, 감사보고서·LPAC 요약 첨부)." 그리고 "LP 지분 양도 절차 안내문: 동의, 우선매수 30일, 10% 원천징수 면제 서류, 한국은행 보고." 두 번째 줄은 동림 때문에 생겼지만, 성민은 그것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나타납니다

미국 VC 펀드의 LPA는 보통 연 1회 연례 총회(AGM, Annual General Meeting)를 열도록 하지만, 이 자리는 보고와 질의응답을 위한 것이고 LP의 의결 사항(LPA 변경, 투자 기간 연장, 키맨 사유 처리 등)은 LP 과반 또는 특별 다수의 서면 동의로, 이해상충 승인이나 평가 검토는 LP 자문위원회(LPAC)에서 처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한국 기관 LP의 내부 보고 요건에는 GP 서명의 회의 요약, 감사보고서, LPAC 회의 요약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로 없었던 결의를 문서화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LP 지분 양도는 LPA상 GP 동의(합리적 이유 없이 거부 불가 조항이 흔함)와 경우에 따라 기존 LP·GP의 우선매수권(ROFR)을 거치며, 사이드레터상 권리의 승계 여부는 GP가 별도로 판단합니다. 미국 세법상 외국인 파트너의 파트너십 지분 양도에는 IRC §1446(f)에 따라 양수인이 대금의 10%를 원천징수해야 하지만, 파트너십이 기초자산 가정매각 시 미국 사업 관련 차익이 없거나 10% 미만임을 인증하는 등 재무부 규정상 예외 인증서를 갖추면 면제됩니다. 한국에서는 외국환거래규정 제9-15조의2 제4항에 따라 역외금융회사 투자 신고인이 다른 거주자에게 지분을 매각하는 경우 한국은행에 즉시 보고해야 하고, 매수인은 자기 명의로 신고를 해야 합니다. 한국 벤처투자조합은 규약에 따라 조합원 총회에서 규약 변경 등 주요 사항을 의결하는 구조입니다.

이 글의 용어

  • 연례 총회(AGM, Annual General Meeting): 미국 펀드가 1년에 한 번 LP를 모아 운용 현황을 보고하는 자리. 업계에서는 그냥 AGM이라고 부르며, 표결은 하지 않습니다.
  • LP 자문위원회(LPAC, LP Advisory Committee): 큰 LP 몇 곳으로 구성해 이해상충 승인이나 평가 검토 같은 일을 맡기는 위원회.
  • 우선매수권(ROFR, Right of First Refusal): LP가 지분을 팔 때 기존 LP나 GP가 같은 조건으로 먼저 살 수 있는 권리.

더 깊이 보려면


다음 화는 우선매수 30일입니다. 동림의 지분 15%를 살 수 있는 통지를 받은 LP 가운데 손을 든 곳은 둘이었고, 그중 하나는 성민이 예상하지 못한 곳이었습니다.

이 연재의 회사·펀드·인물은 가상이며, 실존 회사·인물·사건과 무관합니다.


본 시리즈는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법률 문제는 Venture Pacific Law Group(info@ventureplg.com)으로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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