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엔지니어를 산호세로 데려오면서 "2년 안에 그만두면 이주비를 돌려달라"고 쓰려면, 2027년 1월부터 캘리포니아는 조건 다섯 가지를 요구하고 비자 비용은 아예 못 쓰게 합니다

사이닝 보너스·이주비·비자 비용에 붙는 "일찍 그만두면 반환" 한 줄. 캘리포니아는 2027년 1월 1일 이후 계약부터 이 조항을 원칙 금지하고, 재량 지급금에만 다섯 조건으로 허용하며, 비자 비용 환수는 예시로 못 박아 금지했습니다. 한국이 처음부터 금지였던 것과 비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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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엔지니어를 산호세로 데려오면서 "2년 안에 그만두면 이주비를 돌려달라"고 쓰려면, 2027년 1월부터 캘리포니아는 조건 다섯 가지를 요구하고 비자 비용은 아예 못 쓰게 합니다

뉴스 · 읽기 약 6분


한국 회사가 미국에 법인을 세우고 서울의 엔지니어를 캘리포니아로 보낼 때 오퍼 레터에 흔히 들어가는 문장이 있습니다. "이주 지원금 2만 달러를 지급한다. 입사 후 2년 안에 퇴사하면 전액 반환한다." 비자 비용과 사이닝 보너스에도 같은 문장이 붙습니다. 한국에서는 쓸 수 없는 문장이라 미국에 와서 처음 써 보는 창업자가 많습니다.

캘리포니아는 이런 조항을 2026년 1월부터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다가, 지난 9월 30일 시행을 1년 미뤘습니다. 2027년 1월 1일 이후에 체결하는 계약부터 적용됩니다. 그 사이에 조건도 조금 넓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이 오퍼 레터를 고칠 시간이고, 이 글은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를 정리합니다.

무엇이 금지되는가

2025년에 통과된 캘리포니아 법(AB 692)은 "그만두면 갚아라(stay-or-pay)"는 조항을 직원의 이직을 막는 장치로 보고, 경업금지 약정과 같은 줄에 세웠습니다. 고용 계약에 넣거나 고용의 조건으로 서명하게 하는 것이 금지되는 조항은 이런 것들입니다.

  • 고용이 끝나면 회사나 교육기관에 어떤 돈이든 갚게 하는 조항
  • 고용이 끝나면 미뤄 두었던 빚의 회수를 시작하게 하는 조항
  • 그만둔다는 이유로 벌금이나 비용을 물리는 조항. 법이 든 예시가 대체 인력 채용비, 재교육비, 퇴사 수수료, 비자·이민 비용 상환, 손해배상 예정액, 영업권 손실, 이익 손실입니다.

위반하면 그 조항은 무효이고, 직원은 혼자서도, 같은 처지의 직원들을 대표해서도 소송을 걸 수 있습니다.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실제 손해와 직원 1인당 5,000달러 중 큰 쪽이고, 변호사 비용은 회사가 냅니다. 말단 직원 열 명의 오퍼 레터에 같은 문장이 있으면 그것만으로 5만 달러가 되는 계산입니다.

그래도 쓸 수 있는 조항

법이 모든 환수 조항을 막은 것은 아닙니다. 예외가 몇 가지 있고, 스타트업에 중요한 것은 하나입니다. 사이닝 보너스나 리텐션 보너스처럼 회사가 재량으로 주는 돈은 "일찍 그만두면 돌려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 아래 다섯 가지를 전부 지켜야 합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예외가 아니라 금지 조항입니다.

  1. 환수 조건을 오퍼 레터나 고용 계약서가 아니라 별도의 서류에 적는다.
  2. 서명 전에 변호사와 상의할 권리가 있다고 서면으로 알리고, 생각할 시간을 영업일 5일 이상 준다.
  3. 직원이 원하면 돈을 지금 받지 않고 의무 기간이 끝난 뒤에 받을 수 있게 한다. 그렇게 받으면 환수 의무는 없다.
  4. 이자는 붙이지 않고, 남은 기간에 비례해서만 돌려받는다. 의무 기간은 지급일부터 최대 2년이다.
  5. 돌려받는 경우는 직원이 스스로 그만두거나 비위로 해고될 때뿐이다. 회사 사정으로 내보내면 돌려받지 못한다.

지난 9월의 개정(AB 1697)은 이 예외에서 "입사 시점에 지급한 돈"이라는 조건을 뺐습니다. 그래서 입사 뒤에 주는 리텐션 보너스도 같은 다섯 조건으로 환수 약정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밖의 예외는 네 가지가 더 있는데(공인된 학위 과정의 학비, 미리 당겨 쓴 유급휴가 40시간까지, 정부 보조금으로 주는 채용 보너스, 주택 거래가 끼어 있는 지원), 각각 따로 조건이 있고 보통의 스타트업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이주비는 어디에 들어가는가

크로스보더 회사에 가장 현실적인 질문은 이주비입니다. 법에는 "이주비"라는 말이 없습니다. 그러면 어디에 들어가느냐. 이 법의 원칙은 "고용이 끝나면 돈을 갚게 하는 조항은 전부 금지"이고, 이주비 반환 조항도 고용이 끝나면 돈을 갚게 하는 조항입니다. 그러니 이주비라고 해서 빠져나갈 길은 없고, 원칙대로 금지됩니다.

남는 길은 예외 하나입니다. 이주비도 회사가 재량으로 주는 돈이니, 위의 다섯 조건을 전부 지키면 사이닝 보너스처럼 환수 약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현재 실무의 해석입니다. 별도 서류, 5영업일, 지급 유예 선택권, 무이자 월할에 2년 한도, 자발적 퇴사와 비위 해고에만 적용. 지금 많은 오퍼 레터에 있는 "2년 안에 퇴사 시 이주비 전액 반환" 한 줄은 이 다섯 중 네 개를 어기고 있습니다. 오퍼 레터 안에 있고, 전액이고, 회사 사정으로 내보내도 적용되고, 검토 기간이 없습니다.

이주 지원을 주택 임대나 매입 거래의 형태로 하는 경우에는 별도 예외가 있지만, 보통의 스타트업 이주비는 항공권과 첫 달 정착비라서 그 예외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비자 비용은 아예 안 된다

비자 비용은 다릅니다. 캘리포니아 법은 "비자·이민 비용 상환"을 금지되는 벌금의 예시로 직접 적었습니다. 그러니 "비자 비용 1만 달러, 2년 안에 퇴사 시 반환"은 조건을 어떻게 맞춰도 쓸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캘리포니아 이전에 연방 규정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H-1B의 경우 변호사 비용과 청원 수수료는 회사의 사업 비용이라서 직원의 급여를 법이 정한 수준 아래로 끌어내리는 방식으로 받아 낼 수 없고, 교육 기금 명목의 수수료는 어떤 경우에도 직원이 낼 수 없으며, 정해진 기간을 못 채웠다는 이유의 위약금은 금지됩니다. 한국 회사가 서울 직원을 비자로 데려오면서 "비자 비용은 회사가 내지만 일찍 나가면 갚는다"고 쓰는 일이 잦은데, 그 문장은 연방 규정으로도 주법으로도 설 자리가 없습니다.

한국은 처음부터 금지였다

한국 창업자에게 이 규칙은 오히려 익숙한 것입니다. 한국 근로기준법 제20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어기면 벌금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2년 안에 그만두면 얼마를 낸다"는 조항을 애초에 쓸 수 없었습니다.

한국에서 허용되는 것은 좁습니다. 대법원은 회사가 교육이나 연수 비용을 먼저 내 주고 직원이 일정 기간 일하면 갚지 않아도 되게 하는 약정은, 그 비용이 원래 회사가 부담할 성질이 아니라 직원의 희망과 이익도 고려해 직원이 부담할 만한 것이고, 기간과 금액이 합리적이어서 직원의 뜻에 반하는 근무를 부당하게 강제하지 않을 때에만 유효하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사이닝 보너스도 그 돈이 "이직해 준 대가"인지 "의무 근무 기간을 지키겠다는 약속의 대가"인지를 계약 문구와 경위로 따져서, 전자라면 입사한 순간 대가가 이행된 것이라 돌려받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2다55518 판결).

그러니 캘리포니아의 새 법은 미국이 한국 쪽으로 한 걸음 온 것입니다. 한국의 금지는 "위약금 예정"이라는 틀이고, 캘리포니아의 금지는 "이직 방해"라는 틀이라 모양은 다르지만, 결론은 비슷한 자리에 떨어집니다. 회사가 먼저 낸 돈을 돌려받으려면 별도 서류에, 합리적인 기간과 금액으로, 직원이 선택할 여지를 두고 적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체크리스트

2027년 1월 1일 이후 캘리포니아에서 체결할 오퍼 레터와 고용 계약서를 지금 꺼내서 확인할 것은 네 가지입니다.

  • 오퍼 레터 본문에 들어 있는 환수 조항은 전부 뺍니다. 사이닝 보너스와 이주비의 환수 약정은 별도 서류로 옮기고, 5영업일 검토 안내, 무이자 월할, 2년 한도, 자발적 퇴사·비위 해고 한정, 지급 유예 선택권을 넣습니다.
  • 비자·이민 비용 환수 문장은 삭제합니다. 대체할 방법이 없습니다.
  • 교육비 환수는 공인 학위 과정이고 업무에 필수가 아닐 때만 남기고, 사내 교육이나 자격증 비용 환수는 뺍니다.
  • 2026년에 이미 서명한 계약은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지만, 갱신하거나 조건을 바꾸면 새 계약으로 볼 수 있으니 고칠 때 함께 정리합니다.

이 블로그에서 미국의 임의 고용과 한국 근로기준법의 차이, 그리고 캘리포니아에서 경업금지 약정이 어떻게 다뤄지는지 다룬 글이 이 뉴스의 배경입니다.


참고 자료

  • California Business and Professions Code §16608; Labor Code §926 (leginfo.legislature.ca.gov)
  • AB 692 (2025–2026 Reg. Sess.), AB 1697 (2026.9.30 서명, 긴급 법률) (leginfo.legislature.ca.gov)
  • INA §212(n)(2)(C)(vi); 20 C.F.R. §655.731(c)(9)–(10); U.S. Department of Labor, Fact Sheet #62H (dol.gov)
  • 근로기준법 제20조, 제114조 (law.go.kr)
  •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2다55518 판결 (law.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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