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로기준법 vs 미국 At-Will 고용: 미국에서 첫 직원을 채용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

한국에서는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Montana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이유 없이, 통지 없이, 아무 때나 해고할 수 있습니다. At-Will의 원칙과 예외, 채용 시 불법이 되는 질문들, 퇴직금 대신 Severance Package, 경쟁금지의 주별 차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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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로기준법 vs 미국 At-Will 고용: 미국에서 첫 직원을 채용하기 전에 알아야 할 것

기업편 #9 · 읽기 약 10분


이전 글에서 한국의 대표이사와 미국의 CEO/Board 구조 차이를 다뤘습니다. 오늘은 그 다음으로 한국 창업자가 가장 많이 당황하는 차이인 고용 관련 법을 다룹니다.

한국에서 직원을 채용하고 관리해본 경험이 있는 창업자일수록, 미국의 고용 환경에서 더 큰 충격을 받습니다. 한국에서 당연했던 것이 미국에서는 존재하지 않고, 한국에서 불가능했던 것이 미국에서는 기본값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채용부터 해고까지, 한국과 미국의 고용 관련 법이 어떻게 다른지를 스타트업 창업자의 관점에서 정리합니다.


가장 근본적인 차이: At-Will vs 정당한 이유

한국: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없습니다.

한국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해고하려면 정당한 사유(업무능력 부족, 규율 위반 등)를 입증해야 하고,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30일 전에 해고를 예고하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부당해고로 판정되면 노동위원회가 복직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경영상 해고(정리해고)는 더 까다롭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라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하고,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 기준을 정해야 합니다.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에,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에게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해야 합니다.

미국: Montana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At-Will Employment(임의 고용)입니다. 원칙적으로 고용주가 이유 없이, 사전 통지 없이, 아무 때나 직원을 해고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직원도 이유 없이, 사전 통지 없이, 아무 때나 퇴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미국 고용 관계의 기본값(default)입니다.

한국의 근로기준법에 해당하는 단일 연방법은 미국에 없습니다. 미국의 고용 관계는 Fair Labor Standards Act(FLSA, 최저임금/초과근무), Title VII of the Civil Rights Act(차별 금지), 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ADA, 장애인 차별 금지), Age Discrimination in Employment Act(ADEA, 연령 차별 금지) 등 여러 개별 법률과 각 주의 노동법이 조합되어 적용됩니다.

한국미국 (At-Will)
해고 사유정당한 이유 필요이유 불필요
해고 예고30일 전 통지 또는 30일분 임금원칙적으로 불필요
부당해고 구제노동위원회 복직 명령 가능해당 제도 없음 (차별/보복 해고 제외)
경영상 해고긴박한 경영상 필요 + 50일 전 통보제한 없음 (WARN Act 예외)
퇴직금1년 이상 근무 시 법적 의무법적 의무 없음
근로계약서작성 및 교부 의무 (위반 시 벌금)대부분의 주에서 의무 아님

단, At-Will이라고 아무나 아무 때나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창업자가 At-Will을 처음 접하면 두 가지 극단 중 하나로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나는 한국에서의 습관대로 해고를 너무 두려워해서 성과가 나오지 않는 직원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At-Will이니까 마음대로 해고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둘 다 문제입니다.

At-Will에는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차별 금지법(Anti-Discrimination Laws): 인종, 피부색, 출신 국가, 성별, 종교, 나이(40세 이상), 장애, 임신,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해고하면 연방법(Title VII, ADA, ADEA 등) 또는 주법 위반입니다. California는 연방법보다 더 넓은 범위의 차별을 금지합니다(FEHA, Fair Employment and Housing Act).

보복 해고(Retaliation): 직원이 내부고발(whistleblowing)을 했거나, 차별/괴롭힘을 신고했거나, 산업재해 보상을 청구했거나,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하면 위법입니다.

묵시적 계약(Implied Contract): 고용주가 구두나 행동으로 "성과가 좋으면 계속 고용한다"는 인상을 줬다면, 법원이 묵시적 고용 계약이 성립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Employee Handbook에 "사유가 있어야 해고할 수 있다"는 취지의 문구가 있으면 At-Will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공공 정책 위반(Public Policy Exception): 직원이 법적 의무를 이행한 것(배심원 의무, 투표, 군 복무 등)을 이유로 해고하면 위법입니다.

실무적으로 해고와 관련해서 가장 논쟁이 되는 부분은 해고 이유를 기록으로 남길 것인가입니다.

기록을 남기면, 해고된 직원이 "차별 때문에 해고된 것"이라고 소송을 걸었을 때 "차별이 아닌 합법적 비즈니스 이유가 있었다"는 방어 근거가 됩니다. 이 관점에서 많은 고용 변호사들이 성과 기록, 경고 기록, PIP(Performance Improvement Plan)을 문서화해두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반대 리스크도 있습니다. At-Will 하에서는 이유 없이 해고할 수 있는데, 이유를 굳이 문서화해놓으면 해고된 직원이 그 이유의 정당성 자체를 다투는 근거로 삼을 수 있습니다. 기록된 이유가 실제 해고 사유와 조금이라도 불일치하면, 원래 이유는 구실(pretext)이었고 실제로는 차별이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기록이 주관적이거나 모호하면("bad attitude", "not a team player") 오히려 차별의 증거로 뒤집힐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기록을 남기느냐 마느냐는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고 일률적인 답이 없습니다. 해고를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변호사와 상의하고, 해당 직원의 상황(protected class 해당 여부, 최근 보복 해고 주장 가능성 등)에 맞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채용 과정에서의 차이

한국에서는 채용 공고에 경력, 학력, 나이, 성별 조건을 명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면접에서 결혼 여부나 자녀 계획을 묻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질문 대부분이 위법이거나 위법의 리스크를 만듭니다.

채용 공고에 나이 제한을 넣으면 ADEA 위반이 될 수 있고, 면접에서 결혼 여부, 자녀 유무, 종교, 출신 국가, 장애 여부를 묻는 것은 차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당신은 어디 출신입니까?"라는 질문도 출신 국가 차별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대신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까?"라고 물어야 합니다.

한국 창업자가 미국에서 처음 직원을 채용할 때, 한국에서 했던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하면 법적 리스크가 생깁니다. 채용 프로세스 전체를 미국 기준으로 다시 설계해야 합니다.


퇴직금이 없습니다. 대신 Severance Package가 있습니다

한국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1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는 퇴직금(30일분 이상 평균임금 × 근속연수)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것은 법적 의무입니다.

미국에는 법정 퇴직금 제도가 없습니다. 고용주가 퇴직금을 줄 법적 의무가 없습니다.

대신 실무에서는 Severance Package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이것은 법적 의무가 아니라 합의(agreement)입니다. 고용주가 해고하는 직원에게 일정 기간의 급여, 건강보험 연장, 스톡옵션 행사 기간 연장 등을 제공하는 대신, 직원으로부터 회사에 대한 모든 청구권을 포기하는 서약(General Release of Claims)을 받는 것입니다.

Severance Package는 고용주의 호의가 아닙니다. 해고 후 차별 소송이나 부당해고 소송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고용주의 리스크 관리 도구입니다. 특히 40세 이상 직원을 해고하는 경우, ADEA에 따른 Older Workers Benefit Protection Act(OWBPA)의 요건(21일의 검토 기간, 7일의 철회 기간 등)을 충족해야 Release가 유효합니다.

한국 창업자가 미국에서 직원을 해고할 때, 한국에서처럼 "퇴직금 얼마"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직원이 소송을 걸 리스크는 얼마이고, 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Severance는 어느 수준이 적절한가"를 판단해야 합니다.


WARN Act: 대량 해고에는 예외적으로 사전 통지 의무가 있습니다

At-Will이 원칙이라 해고 예고 의무가 없다고 했지만, 대량 해고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연방 WARN Act(Worker Adjustment and Retraining Notification Act)에 따라, 100인 이상 사업장에서 50명 이상을 해고하는 경우(또는 전체 직원의 33% 이상) 60일 전에 서면 통지를 해야 합니다.

California의 경우 Cal-WARN Act가 더 엄격해서, 75인 이상 사업장에서 50명 이상을 해고하면 60일 전 통지가 필요합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이 규모의 해고가 발생할 확률은 낮지만, Series B 이후 사업 방향 전환(pivot)으로 인원을 대폭 줄이는 경우에는 해당될 수 있으므로 알아두셔야 합니다.

참고로 실리콘 밸리 빅테크들의 대량 해고 사례를 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있습니다. Twitter(X)는 2022년 11월 머스크 인수 직후 대량 해고 시 WARN Act 60일 전 통지 없이 즉시 해고를 진행했고, 직원들이 WARN Act 위반으로 집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Meta는 2022년 11월 11,000명, 이후에도 수차례 대량 해고를 실시하면서 역시 60일 전 통지 없이 즉시 해고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이 회사들의 전략은, WARN Act의 60일 전 통지를 하는 대신 60일분 이상의 severance를 지급하는 것입니다. Meta의 경우 16주 기본 severance에 근속연수당 2주 추가, 6개월 건강보험까지 제공했습니다. 이는 지적재산 보호 관점에서 합리적인 전략일 수 있습니다. 60일 전에 해고를 통지하면 해고 예정자가 회사 데이터에 접근한 상태로 2개월을 보내게 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방식이 WARN Act를 완전히 충족하는지는 법적으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Twitter(X)와 Meta 모두에 대한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경쟁금지 조항(Non-Compete): 주마다 전혀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경쟁금지 약정이 합리적인 범위(기간, 지역, 업종) 내에서 유효하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 과거에는 퇴사하는 핵심 인력과 별도로 체결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입사 시 근로계약서에 경쟁금지 조항을 포함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퇴사 시점에 별도로 체결하려면 추가 대가(consideration)를 제공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주마다 완전히 다릅니다. 이것이 한국과의 핵심적인 차이입니다.

California, Minnesota, North Dakota, Oklahoma, Wyoming, Montana 등 6개 주는 경쟁금지 조항을 전면 금지(total ban)하거나 사실상 무효로 봅니다. California Business and Professions Code Section 16600은 1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조항으로, 직원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폭넓게 보호합니다.

반면 Florida는 2025년 7월부터 고소득 근로자에 대한 경쟁금지 조항을 오히려 강화해서, 최대 4년간의 경쟁금지를 허용하고 집행 가능성의 추정(presumption of enforceability)까지 부여합니다.

나머지 대부분의 주는 합리적인 범위(기간, 지역, 보호 이익) 내에서 경쟁금지를 허용하되, 그 기준이 주마다 다릅니다.

참고로 FTC(연방거래위원회)가 2024년 4월에 전국적 경쟁금지 금지 규칙을 발표했으나, 2024년 8월 연방법원이 집행을 금지했고, 2025년 9월 FTC가 공식적으로 항소를 취하하면서 연방 차원의 경쟁금지 금지는 사실상 종료되었습니다. 현재 경쟁금지의 유효성은 전적으로 각 주법에 의해 결정됩니다.

한국 창업자가 미국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그 직원이 어느 주에서 근무하는지에 따라 경쟁금지 조항의 효력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California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경쟁금지 약정을 받으면 그 조항은 무효일 뿐만 아니라, 2024년 1월부터 고용주에게 기존 경쟁금지 약정이 무효임을 직원에게 통지할 의무까지 부과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 필요한 핵심 서류

한국에서는 근로계약서 하나면 됩니다(작성 및 교부 의무). 미국에서는 근로계약서가 법적으로 필수가 아닌 주가 대부분이지만, 실무적으로 다음 서류들을 준비해야 합니다.

Offer Letter: 채용 조건(직함, 급여, 시작일, At-Will 조건 명시)을 정리한 서류입니다.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사실상 표준입니다.

At-Will Employment Acknowledgment: 직원이 고용 관계가 At-Will임을 인지하고 동의했다는 확인서입니다.

Confidentiality and Invention Assignment Agreement (CIIA): 비밀유지 + 재직 중 개발한 발명/지식재산의 회사 귀속 동의서입니다. 스타트업에서 가장 중요한 채용 서류 중 하나입니다.

I-9 Form (Employment Eligibility Verification): 직원의 미국 내 합법적 취업 자격을 확인하는 연방 필수 서류입니다. 채용 후 3일 이내에 완료해야 합니다.

W-4 Form: 연방 소득세 원천징수를 위한 서류입니다.

Employee Handbook: 법적 의무는 아니지만, 회사의 정책(차별 금지, 괴롭힘 방지, 휴가, 복리후생 등)을 문서화한 핸드북이 있으면 소송 방어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한국 창업자가 실무에서 주의해야 할 것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At-Will이 기본이지만 차별/보복 해고는 위법입니다. 해고를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고용 전문 변호사와 상의하세요. 해고 이유의 기록 여부, Severance 제공 수준, 소송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한국식 면접 질문을 미국에서 하면 안 됩니다. 나이, 결혼, 자녀, 종교, 출신 국가에 대한 질문은 차별 소송의 근거가 됩니다.

퇴직금은 법적 의무가 아닙니다. Severance Package는 소송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협상 도구로 이해하세요.

경쟁금지 조항은 주법을 확인해야 합니다. California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는 경쟁금지가 무효입니다.

첫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세금 구조를 바꾸는 결정입니다. 이전 글에서 다뤘듯이, 미국에 W-2 직원을 한 명이라도 고용하면 ECI가 발생하고 세금 구조가 달라집니다. 채용은 HR 결정인 동시에 세금 결정입니다.


(다음 글 예고: 한국 전환사채 vs 미국 Convertible Note/SAFE)


참고 자료 및 공식 근거

  • 한국 근로기준법 제23조 (해고 등의 제한), 제24조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제한), 제26조 (해고의 예고) (law.go.kr)
  • 한국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퇴직금제도의 설정)
  • Fair Labor Standards Act, 29 U.S.C. § 201 et seq.
  • Title VII of the Civil Rights Act of 1964, 42 U.S.C. § 2000e et seq.
  • 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 42 U.S.C. § 12101 et seq.
  • Age Discrimination in Employment Act, 29 U.S.C. § 621 et seq.
  • Older Workers Benefit Protection Act, 29 U.S.C. § 626(f)
  • WARN Act, 29 U.S.C. § 2101 et seq.
  • California Business and Professions Code Section 16600
  • California FEHA, Government Code § 12940
  • Cal-WARN Act, California Labor Code § 1400 et seq.
  • Montana Wrongful Discharge from Employment Act, MCA § 39-2-901 et seq.
  • FTC, Non-Compete Clause Rule (vacated September 2025)

본 뉴스레터는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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