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석 달이 걸리던 해고가 미국에서는 금요일 오후 20분에 끝났는데, 변호사는 그 20분이 한국의 석 달보다 위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경고장과 30일 예고와 서면 통지, 그리고 석 달의 기다림. 미국에서는 금요일 오후 면담 18분과 그 자리의 마지막 급여. 변호사가 물은 세 가지, 법정 퇴직금 대신 있는 Severance Package, 그리고 고용은 금요일에 끝나도 서명은 28일 뒤에 끝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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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석 달이 걸리던 해고가 미국에서는 금요일 오후 20분에 끝났는데, 변호사는 그 20분이 한국의 석 달보다 위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ATTJ컴퍼니 연대기 #14 · 읽기 약 5분


투자금이 들어오고 반년, 새 직원들이 한창 들어오던 달에 마커스가 제이의 자리로 왔습니다. 백엔드 엔지니어 대니얼 이야기였습니다. 아홉 달 전에 뽑은 사람이고, 지난 두 분기 동안 맡은 일정 세 개 중 둘을 넘겼으며, 새로 들어온 엔지니어들이 그의 코드를 고치는 데 시간을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마커스의 결론은 짧았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에 내보내자.

제이가 먼저 꺼낸 말은 "그게 되나"였습니다.

서울의 석 달

제이는 한국에서 한 사람을 내보내 본 적이 있었습니다. 전 직장에서 팀장이었을 때였고, 그 일은 석 달이 걸렸습니다.

한국에서는 회사가 직원을 해고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적어도 30일 전에 알리거나 30일분 임금을 주어야 하며, 해고 이유와 날짜를 종이에 적어 건네야 효력이 생깁니다. 그래서 그때 제이는 인사팀이 시키는 대로 면담 기록을 쌓고, 경고장을 두 번 보내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고, 서면 통지서를 썼습니다. 그리고 그 뒤 석 달을 기다렸습니다. 해고된 사람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라고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이 해고일부터 석 달이었기 때문입니다. 석 달이 지나고서야 인사팀은 "끝났다"고 했습니다.

그 기억으로 제이는 마커스에게 물었습니다. 경고장은 보냈나. 면담 기록은 있나. 마커스의 답은 "여기는 그런 거 없어도 돼"였습니다.

금요일 오후의 20분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마커스의 말은 절반만 맞았습니다.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고용은 임의 고용(at-will)입니다. 회사는 이유를 대지 않고, 미리 알리지 않고, 아무 날에나 고용을 끝낼 수 있고, 직원도 똑같이 아무 날에나 그만둘 수 있습니다. 한국처럼 정당한 이유를 입증할 필요도, 30일 예고도, 노동위원회도 없습니다. 그러니 금요일 오후에 해고하는 것 자체는 가능합니다.

변호사가 설명한 그날의 순서는 이랬습니다. 오후에 짧은 면담을 하고, 그 자리에서 마지막 급여를 준다. 캘리포니아는 회사가 해고하는 직원에게 마지막 급여를 해고 당일 바로 지급하게 되어 있어서, 월급날까지 기다리면 늦은 날수만큼 하루치 급여가 벌금처럼 붙고 최대 30일치까지 올라간다. 고용 상태가 바뀌었다는 서면 통지서 한 장과 주정부의 실업급여 안내문을 건넨다. 노트북을 회수하고 계정을 닫는다. 여기까지 20분이면 끝납니다.

제이는 석 달과 20분을 나란히 놓고 물었습니다. 그러면 뭐가 위험하다는 것인가.

20분이 석 달보다 위험한 이유

변호사의 답은 이것이었습니다. 한국의 석 달은 회사가 지켜야 할 순서가 법에 적혀 있어서, 그 순서를 지키면 끝이 보인다. 미국의 20분은 순서가 없다. 그래서 회사가 무엇을 빠뜨렸는지 그 자리에서는 아무도 말해 주지 않고, 1년 뒤에 변호사 편지가 와서야 알게 된다.

임의 고용은 "이유가 없어도 된다"는 뜻이지 "어떤 이유라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나이, 성별, 인종, 출신 국가, 장애, 임신 같은 것을 이유로 한 해고와, 직원이 회사의 문제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한 해고는 여전히 위법입니다. 그리고 해고된 사람이 "실제 이유는 그것이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기간이 캘리포니아에서는 3년입니다. 한국의 석 달과 캘리포니아의 3년. 제이가 숫자를 되물었습니다.

그래서 변호사는 대니얼에 대해 세 가지를 물었습니다.

첫째, 성과 문제를 본인에게 언제 어떻게 말했는가. 마커스는 두 번 구두로 말했고 슬랙 메시지가 하나 있다고 했습니다. 변호사는 기록이 없다고 해고를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왜 해고했느냐"는 질문에 회사의 답이 흔들리면 그때부터 문제가 된다고 했습니다. 이유를 하나로 정하고, 면담에서도 서류에서도 같은 말을 하라. 면담에서 말한 이유와 나중에 서류에 적은 이유가 다르면, 그 차이가 "원래 이유는 핑계였다"는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둘째, 이 결정이 밖에서 어떻게 보이는가. 같은 일정 지연을 낸 다른 엔지니어는 남는데 이 사람만 나가는 것은 아닌가. 지난 평가에는 뭐라고 적었는가. 최근에 휴가나 휴직을 신청했거나, 회사에 무언가를 문제 삼은 일은 없었는가. 변호사는 해고 이유가 성과라 하더라도 주변 사정에 따라 차별이나 보복으로 보일 수 있는 경우가 여러 가지 있고, 그런 사정이 하나라도 있으면 해고 자체보다 날짜와 방법을 다시 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마커스는 일정을 넘긴 사람은 대니얼뿐이고 짚이는 일은 없다고 했습니다.

셋째, 나이가 몇인가. 마흔넷이었습니다. 변호사는 여기서 일정 하나를 바꿨습니다.

Severance Package, 그리고 28일

제이가 먼저 퇴직금을 물었습니다. 한국에서는 1년 이상 일한 직원에게 퇴직금을 주는 것이 법이고, 대니얼은 아홉 달이라 한국이었어도 해당은 없었겠지만, 미국은 어떤가.

변호사의 답은 연방법에도 캘리포니아 주법에도 개인을 해고할 때 주어야 하는 법정 퇴직금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회사가 직원에게 401(k) 같은 퇴직연금을 만들어 줄 의무도 없습니다. 다만 캘리포니아는 직원이 한 명이라도 있는 회사에 퇴직연금 제도를 갖추거나 주정부가 운영하는 적립 프로그램에 등록하라고 하는데, 그것은 직원이 자기 월급에서 떼어 모으는 계좌이지 회사가 나갈 때 주는 돈이 아닙니다. 해고 당일 회사가 반드시 주어야 하는 것은 그날까지의 급여와, 쓰지 않고 쌓아 둔 유급휴가를 돈으로 바꾼 금액까지입니다.

그 대신 미국에는 Severance Package가 있습니다. 회사가 해고하는 직원에게 몇 주치 급여와 건강보험 연장 같은 것을 주고, 그 대가로 회사에 대한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서명, 곧 Release of Claims를 받는 합의입니다. 법이 정한 의무가 아니라 주는 쪽과 받는 쪽이 정하는 일이고, 회사 입장에서는 호의라기보다 나중의 분쟁을 지금 정리하는 비용입니다. 제이와 마커스는 4주치 급여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서명하는 사람이 40세 이상이면 연방법이 이 서명에 조건을 붙입니다. 서류를 검토할 시간을 21일 주어야 하고, 서명한 뒤에도 7일 안에는 마음을 바꿀 수 있어야 하며, 변호사와 상의하라고 서면으로 권해야 합니다. 이 조건을 빠뜨리면 돈은 주고도 서명은 효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금요일 오후에 끝나는 것은 고용이고, Severance Package는 28일 뒤에야 끝납니다. 변호사는 서류에 두 날짜를 적었습니다. 금요일, 마지막 급여와 통지서. 그로부터 28일 뒤, 4주치 급여.

금요일 오후 세 시, 면담은 18분 걸렸습니다. 마커스가 이유를 말했고, 제이가 마지막 급여와 Severance Package 서류가 든 봉투를 건넸고, 대니얼은 별말 없이 노트북을 두고 나갔습니다. 서명한 서류는 25일 뒤에 돌아왔습니다.

서울의 기억

제이는 한국의 석 달이 직원을 보호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맞습니다. 다만 그 석 달은 회사도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순서가 정해져 있으니 회사는 그 순서만 지키면 됐고, 끝나는 날이 언제인지 알았습니다.

미국의 20분은 회사에 자유를 주는 대신 끝나는 날을 알려 주지 않습니다. 제이는 채용 계획표 옆에 파일 하나를 새로 만들었습니다. 이름은 "면담 기록"이었고, 첫 줄은 대니얼이 아니라 지금 남아 있는 직원들의 이름이었습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나타납니다

한국 근로기준법은 상시 5명 이상 사업장에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고(제23조 제1항), 적어도 30일 전의 해고 예고 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 지급을 요구하며(제26조),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생기고(제27조),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해고일부터 3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해야 합니다(제28조). 퇴직 시 임금 등 금품은 14일 이내에 지급합니다(제36조).

캘리포니아에서 고용은 기간의 정함이 없으면 임의 고용으로 추정되지만(California Labor Code §2922), 연방 차별금지법(Title VII, ADEA, ADA)과 캘리포니아 FEHA(Government Code §12940)가 금지하는 이유에 의한 해고와 보복 해고는 위법이며, FEHA 위반 신고는 2020년부터 3년 이내에 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해고하는 직원의 임금은 해고 즉시 지급해야 하고(Labor Code §201), 고의로 늦추면 최대 30일분의 대기 벌금이 붙으며(§203), 쌓인 유급휴가는 임금으로 보아 함께 정산합니다(§227.3). 해고일까지 고용 상태 변경에 관한 서면 통지도 해야 합니다(22 CCR §1089-1). 연방법과 캘리포니아 주법 모두 개별 해고에 대한 법정 퇴직금이나 401(k) 제공 의무는 두지 않습니다(뉴저지는 100인 이상 사업장의 50인 이상 대량 해고에 한해 근속 1년당 1주의 법정 severance를 둡니다). 캘리포니아는 직원 1인 이상인 사업장에 자체 퇴직연금 제도가 없으면 주정부 프로그램 CalSavers 등록을 요구하지만, 이는 근로자 급여 공제 방식의 개인 계좌입니다. 40세 이상 직원의 연령차별 청구 포기는 Older Workers Benefit Protection Act(29 U.S.C. §626(f))에 따라 21일의 검토 기간, 7일의 철회 기간, 변호사 상의 권고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유효합니다. 해고 사유를 어디까지 문서로 남길지, 해고 시점과 주변 사정을 어떻게 볼지는 사안마다 판단이 다르므로 해고 전에 변호사와 상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 글의 용어

  • 임의 고용(At-Will Employment): 회사와 직원 어느 쪽이든 이유 없이, 예고 없이 고용을 끝낼 수 있다는 미국 대부분 주의 원칙. 다만 법이 금지한 이유로는 끝낼 수 없습니다.
  • Severance Package: 법정 퇴직금이 없는 미국에서 회사가 해고하는 직원에게 몇 주치 급여, 건강보험 연장 등을 주기로 하는 합의. 보통 Release of Claims와 맞바꿉니다.
  • Release of Claims(청구 포기): 회사가 돈이나 혜택을 주는 대가로 직원이 회사를 상대로 한 청구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하는 서류.

더 깊이 보려면


다음 화는 경쟁사로 간 직원입니다. 대니얼이 두 달 뒤 경쟁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에 제이는 입사 때 서명한 서류를 꺼냈는데, 변호사는 그중 한 장이 캘리포니아에서는 종이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이 연재의 회사·펀드·인물은 가상이며, 실존 회사·인물·사건과 무관합니다.


본 시리즈는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법률 문제는 Venture Pacific Law Group(info@ventureplg.com)으로 문의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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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의 미국 회사 지분 약 50억 원에 한국 출국세가 붙느냐는, 제이가 가진 한국 스타트업 주식 3억 원에 달려 있었습니다

제이의 미국 회사 지분 약 50억 원에 한국 출국세가 붙느냐는, 제이가 가진 한국 스타트업 주식 3억 원에 달려 있었습니다

첫 이사회, 독립이사 자리를 둔 첫 의견 차이, 그리고 CEO가 미국으로 옮기는 날짜. 변호사가 비자보다 먼저 꺼낸 것은 한국이 제이를 놓아주느냐는 질문이었고, 2026년부터 외국 회사 주식도 잡는 출국세가 제이에게 붙는지는 뜻밖의 숫자에 달려 있었습니다

By Sangyong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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