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는 400억이 있는데 창업자가 120억을 갚습니다: OGQ 사건과 '이해관계인'이라는 다섯 글자
투자금 90억은 회사 계좌에 그대로 있고 회사에는 400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120억 확정 채무를 진 것은 창업자 개인입니다. '연대보증' 없이 '이해관계인' 다섯 글자로 만들어진 구조, 800억 주식이 있어도 갚지 못하게 만드는 사전동의권, 그리고 벤처투자조합이었다면 달랐을 규제의 사각지대까지. 언론 보도를 기준으로 사건의 법적 구조를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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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콘텐츠 플랫폼 OGQ의 신철호 대표는 지난 7월 자신의 SNS에 "창업한 회사를 빼앗기게 됐다. 그리고 120억 원의 개인 빚을 갖게 됐다"고 썼습니다. 회사가 받은 투자금 90억 원은 회사 계좌에 그대로 있고, 회사에는 약 40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이 있는데, 120억 원의 확정 채무를 진 것은 창업자 개인입니다.
이 블로그에서 다뤄온 어반베이스 사건(어반베이스 판결 글, 후속 뉴스)과 같은 계열의, 그러나 규모는 열 배 가까운 사건입니다. 그리고 지난 8월 말, 이 사건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하에서 사실관계와 법적 구조를 정리합니다. 미리 밝혀두면, 이 글은 언론 보도(비즈한국, 이데일리, 아이뉴스24 등)와 정부 발표 자료를 기초로 작성되었고, 확인되지 않은 사항은 그렇게 표시했습니다.
확인된 사실관계 (언론 보도 기준)
2021년, OGQ는 게티이미지코리아 인수를 전제로 A 투자사가 운용하는 투자조합으로부터 90억 원을 투자받았습니다. 인수 완료 시점이나 기한이 특정되지 않은 조건부 투자였고, 계약 형식상으로는 OGQ 주식을 취득하는 자금이었습니다. 계약서에 신 대표 개인의 '연대보증'이라는 표현은 없었지만, 계약 당사자에 투자자, OGQ와 함께 '이해관계인' 신철호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2023년, 인수가 사실상 무산되자 투자 측은 투자금 회수 방안을 협의했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는 회사가 아니라 신 대표 개인이었습니다.
2026년 4월,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원금 90억여 원에 2023년 12월부터의 연 12% 지연손해금을 더한 약 120억 원이 신 대표 개인의 확정 채무가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법원의 판단 논리는, 투자조합이 회사에 직접 원금 반환을 요구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이해관계인으로 계약에 참여한 신 대표 개인에게 계약상 책임을 묻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연대보증이 아니라 별도의 계약상 의무라는 구성입니다.
이후 신 대표의 급여와 부동산에 이어 보유 주식에 대한 강제매각 절차가 진행되었고, 매각 범위에 따라 경영권 상실 가능성이 거론되었습니다. 신 대표는 판결에 승복한다면서도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중소벤처기업부에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2026년 8월 28일,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KB증권과 하나증권이 LP로 참여한 투자조합 측이 8개월여 만에 OGQ에 감자동의서를 보내면서, 막혀 있던 해결 절차가 처음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800억 원의 주식이 있어도 120억 원을 갚지 못한 이유
이 사건에서 언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신 대표가 보유한 OGQ 지분의 평가액은 800억 원이 넘습니다. 주식을 팔아 갚으면 될 것 같은데, 그것이 8개월간 되지 않았습니다.
비즈한국의 후속 보도가 이 구조를 정리했습니다. 해결 방법은 세 가지가 거론되었습니다. 회사가 차등유상감자로 지분을 매입해 변제 재원을 만드는 방법, 신 대표 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법, 회사 전체를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법. 그런데 세 방법 모두 투자계약상 주주들의 사전동의권이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지분율과 무관하게 부여된 동의권 때문에, 일부 주주가 동의하지 않으면 어느 방법도 진행되지 않는 구조입니다.
이 지점에서 양측의 주장이 엇갈립니다. OGQ 측은 충분한 변제 재원과 차등유상감자·제3자 매각 방안을 제시했지만 투자자와 일부 주주의 협조를 얻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운용사(GP) 측은 매수자와 가격 정보가 투자 후 5년이 지난 올해 6월에야 구두로 제시되었고 법적 효력이 없는 의향서만 받았을 뿐이며, 매매계약서 초안조차 받지 못해 동의 여부를 판단할 단계가 아니었다는 입장입니다. 어느 쪽 서술이 맞는지는 저희가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구조적으로 남는 사실은 이것입니다. 감자와 지분 처분은 신 대표 혼자 결정할 수 없고 투자계약상 동의 절차와 회사 의사결정이 필요한 반면, 투자자 측의 강제집행은 별도의 주주 동의 없이 가능합니다. 스스로 자산을 처분해 갚기는 어렵지만, 채권자가 이를 강제로 매각하는 것은 가능한 구조. 이 비대칭 속에서 자발적 해결이 교착되는 동안 강제집행과 연 12% 지연이자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자만 매달 1억 원 안팎씩 불어났습니다.
8월 말의 감자동의서는 이 교착의 관문 하나를 넘은 것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신 대표가 제시한 해결안은, 회사가 투자자의 종류주식을 외부 평가에 따른 공정가치 약 94억 2,500만 원에 취득·소각(감자)하고, 판결 금액과의 차액 약 23억 7,000만 원은 자신의 지분을 담보로 개인적으로 책임지는 구조입니다. 다만 보도 시점 기준으로 실제 감자까지는 다른 주주들의 동의 등 절차가 남아 있고, 신 대표의 경영권 지분·부동산·급여·퇴직금에 대한 강제집행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분쟁은 이제 "돌려받을 방법이 있느냐"에서 "열린 경로를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넘어갔습니다.
변호사의 관점: 왜 투자자는 회사가 아닌 개인을 잡는가
이 사건의 핵심 질문은 이것입니다. 회사에 400억 원이 있는데 왜 투자자는 회사가 아니라 개인에게 청구했을까. 법원도 "회사에 직접 원금 반환을 요구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본 것으로 보도되는데, 그 배경에는 회사를 상대로 한 투자금 회수 장치가 갖는 법적 제약이 있습니다.
첫째, 주주평등원칙. 회사가 특정 주주에게만 투자 원금이나 수익을 보장해주는 약정은 주주평등원칙에 어긋나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회사를 상대로 상환 약정을 걸면 약정 자체가 효력을 잃을 위험이 있습니다.
둘째, 배당가능이익. 상법상 회사가 자기주식을 취득하거나 상환우선주를 상환하려면 배당가능이익이 필요합니다. 통장에 현금이 수백억 원 있어도 회계상 배당가능이익이 없으면 회사는 그 돈을 투자자에게 돌려줄 수 없습니다. 성장 단계에서 결손이 누적된 스타트업 대부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사 상대 장치가 무력화되는 상황에 대비해, 처음부터 창업자 개인을 계약 당사자('이해관계인')로 세워 마지막 회수 수단으로 삼는 것입니다. 연대보증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으면서 유사한 기능을 하는 구조이고, 법원은 이것을 연대보증 규제의 문제가 아니라 계약상 의무의 문제로 보았습니다.
셋째, 규제의 사각지대. 어반베이스 사건과 이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두 투자 모두 벤처투자조합이 아니라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의 투자였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이 사건 보도 직후 낸 설명자료에 따르면, 고의·중과실 없는 제3자에 대한 연대책임 부과 금지는 2023년 4월 「벤처투자조합 등록 및 관리규정」에 명문화되었고 2025년 12월 30일 시행된 벤처투자법으로 상향 입법되었으며, 모태펀드 출자조합에는 2018년 6월부터 기준규약으로 적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 규제 체계는 벤처투자법상의 벤처투자회사와 벤처투자조합에 대한 것이고,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는 대응하는 법률 조항이 아직 없습니다(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6월의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전면 개편(표준계약서 개정 뉴스)도 신기조합 투자를 직접 구속하지는 못합니다. 두 계약 모두 규제 논의 이전에 체결되었다는 시점의 문제까지 겹쳐 있습니다.
넷째, "연대책임 제한"의 한계. 더 근본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연대책임 제한 규제는 회사와 "연대"한 책임에 대한 규제일 뿐, 이해관계인 개인이 부담하는 별도의 책임에 대한 적절한 방어수단이 되지 못합니다. 이 사건 법원도 신 대표의 책임을 연대보증이 아닌 별도의 계약상 의무로 구성했습니다. 지금까지 판결들의 결론이 그래왔고, 엄밀히 따졌을 때 두 구조 사이에는 합리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인 조항을 정확히 검토해 대비하지 않는 이상 계약 상대방이 벤처투자조합인지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같은 설명자료에서 다른 계약 조항을 통한 우회적 책임 부과도 명칭이나 형식과 관계없이 점검·적발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행정적 점검과 이미 체결된 계약의 사법상 효력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개별 분쟁을 넘어: '우회 연대보증' 입법 논의로
이 사건은 제도 논의로 번졌습니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국회에서는 명시적인 연대보증뿐 아니라 별도의 지급 의무나 주식매수청구권 등 다른 계약 형식으로 회사의 위험을 창업자 개인에게 이전하는 이른바 '우회 연대보증'까지 제한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위에서 본 "연대책임 제한의 한계"를 입법으로 메우려는 시도인 셈입니다. 어반베이스에서 시작해 OGQ로 이어진 사건들이 입법의 언어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창업자가 지금 확인해야 하는 것
계약서에서 내 이름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세요. '연대보증'이라는 단어가 없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계약 당사자란에 '이해관계인'으로 이름이 들어가 있다면, 어떤 조항이 이해관계인에게 의무를 지우는지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진술과 보증, 손해배상, 상환 의무, 주식매수 의무가 어디에 걸려 있는지가 핵심입니다.
조건부 투자의 조건을 구체화하세요. 이 사건의 투자는 특정 기업 인수를 전제로 했지만 인수 완료 시점이나 기한이 특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도됩니다. 조건이 모호하면 조건 무산의 판단도 모호해지고, 그 불확실성의 비용은 의무를 지는 쪽이 부담하게 됩니다.
투자자가 어떤 비히클로 투자하는지 확인하되, 그것만 믿지 마세요. 벤처투자조합인지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인지에 따라 연대책임 규제의 적용 여부가 달라집니다. 다만 위에서 본 것처럼 규제가 있어도 별도의 계약상 의무 구성은 막지 못해왔으므로, 결국 중요한 것은 조항 자체의 검토입니다.
사전동의권의 양면을 이해하세요. 이 사건이 보여주는 또 하나의 교훈은, 투자계약의 주주 사전동의권이 위기 국면에서는 해결책까지 막는 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차등감자도, 지분 매각도, 회사 매각도 동의권 앞에서 멈춥니다. 동의권의 범위를 협상할 때는 회사가 어려워진 상황까지 시뮬레이션해야 합니다.
서명 전에 최악의 시나리오를 계산하세요. 계약 시점에는 사업의 성공을 확신하기 때문에 이런 조항의 무게가 체감되지 않고, 사실 어느 정도 사업적인 마인드로 계약에 접근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최소한 "이 조건이 무산되면 나는 개인적으로 얼마를 부담하는가"를 서명 전에 계산하고, 절대 감당할 수 없는 숫자라면 조항의 수정을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어반베이스에 이어 두 번째로 현실이 된 구조입니다. 세 번째가 되지 않는 방법은 서명 전의 검토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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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비즈한국, "'창업자 혼자 120억 빚더미' 연대보증만큼 무서운 '이해관계인'의 함정" (bizhankook.com, 2026.7.16)
- 비즈한국, "신철호 OGQ 대표가 800억 주식 있어도 120억 빚 못 갚는 이유" (bizhankook.com, 2026.7.22)
- 비즈한국, "8개월 만에 온 '감자동의서'…OGQ 120억 투자 분쟁, 실마리 찾았다" (bizhankook.com, 2026.8.28)
- 이데일리 마켓인, "OGQ 창업자 지분 강제매각...지분탈취냐, 투자자 권리냐" (edaily.co.kr, 2026.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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