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이 작은 수표 스무 장을 LLC 하나에 담아 오겠다고 한 날, 변호사는 숫자 하나를 적었습니다. 100.
미국에서 펀드는 등록하는 순간이 없습니다. 대신 매일이 조건입니다. 투자자 100명, Form D 15일, ERA 신고 60일. 신생 GP가 지나야 하는 세 개의 문.
Jun Ventures 연대기 #2 · 읽기 약 6분
두 번째 회의는 벤처 파트너 톰이 들어오면서 시작됐습니다.
지난주 성민이 GP LLC의 멤버로 톰을 넣기로 한 뒤, 톰은 자기 몫을 하겠다며 명단을 가져왔습니다. 두 번 엑싯하면서 알게 된 엔젤 여덟 명, 한 사람당 10만에서 25만 달러. 합치면 120만 달러쯤 됩니다. 2,500만 달러 목표에 5%이지만, 미국 쪽 LP 후보가 엔젤 한 사람뿐이던 성민에게는 반가운 명단이었습니다.
명단 아래에 제안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자기가 자문했던 회사의 초기 직원들, 지분을 팔아 돈은 좀 생겼지만 25만 달러를 한 번에 넣을 정도는 아닌 사람들 스무 명을 모아 LLC 하나를 만들고, 그 LLC가 2만 5천에서 5만 달러씩 모은 80만 달러를 펀드에 넣는다는 것이었습니다. 톰이 그 LLC를 관리하고, 펀드 입장에서는 투자자 한 명으로 깔끔하게 들어온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변호사는 명단을 보고 화이트보드에 숫자를 하나 적었습니다. 100.
첫 번째 문: 투자자의 수
미국에서 펀드가 "펀드"로 규제받지 않으려면 투자회사법이 열어둔 문 두 개 중 하나로 들어가야 합니다. 하나는 투자자가 100명을 넘지 않는 펀드. 다른 하나는 투자자 전원이 투자 자산 500만 달러 이상인 펀드입니다. 한국 개인 LP 세 사람 중 두 사람이 뒤쪽 기준에 못 미치니, Jun Ventures는 앞쪽 문입니다. 100명.
이 문은 투자자가 부자인지, 투자 경험이 있는지 묻지 않습니다. 묻는 것은 머릿수뿐입니다. 다만 세는 법에 규칙이 하나 있습니다. "이 펀드에 투자하기 위해" 만들어진 회사는 하나로 세지 않고, 안에 있는 사람 수만큼 셉니다. 톰의 LLC가 정확히 그것이었습니다. 펀드 입장에서 그 LLC는 한 명이 아니라 스물입니다. 톰은 그렇게 하는 신디케이트를 많이 봤다고 했고, 변호사는 그 신디케이트들도 스무 명을 전부 세고 있을 거라고 답했습니다.
한국 기관 둘, 한국 개인 셋, 미국 엔젤 하나, 미국 FoF 하나. 일곱. 톰의 엔젤 여덟을 더해 열다섯. LLC의 스무 명을 더해도 서른다섯. 100에는 한참 못 미칩니다.
변호사가 짚은 것은 당장이 아니라 나중이었습니다. 펀드는 결성 뒤에도 LP가 바뀝니다. LP 하나가 지분을 둘로 쪼개 팔면 하나 늘고, 개인 LP가 사망해 상속인 셋에게 나뉘면 둘이 늘고, 톰의 LLC 안에서 누가 자기 몫을 넘기면 성민은 알지도 못한 채 숫자가 움직입니다. 100은 결성일의 숫자가 아니라 10년 동안 지켜야 하는 숫자입니다. 2만 5천 달러짜리 투자자 스무 명은 그 여유를 미리 써버리는 셈이고, 10년 동안 성민이 관리해야 할 투자자 관계도 스무 개가 더 생깁니다. 80만 달러를 받고 하기에는 비싼 일입니다.
LLC 안은 접었습니다. 최소 출자액을 25만 달러로 정했고, 톰의 여덟 명 중 다섯이 남았습니다. 톰은 아쉬워했고, 성민은 나중에 이 결정을 고마워하게 됩니다.
두 번째 문: 어떻게 권유하는가
성민이 다음 주에 하려던 일이 있었습니다. 링크드인에 글을 올리는 것. 8년 다닌 회사를 나와 Jun Ventures를 시작한다, Fund I을 결성 중이다, 관심 있는 분은 연락 달라.
변호사는 그 글을 올리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펀드 지분은 증권이고, 증권을 파는 데는 증권법의 등록 면제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 문이 "이것이 펀드인가"를 묻는 법이라면, 두 번째 문은 "펀드 지분을 어떻게 파는가"를 묻는 다른 법입니다. 사모펀드가 쓰는 면제는 두 갈래입니다. 공개적으로 권유하지 않는 대신 투자자 자격 확인을 투자자 본인의 진술에 맡기는 길, 그리고 공개적으로 권유해도 되지만 투자자 전원의 소득과 자산을 GP가 서류로 검증해야 하는 길.
링크드인 글은 공개 권유입니다. 올리는 순간 Jun Ventures는 두 번째 길로 가야 하고, 그러면 한국 캐피탈의 박 부장에게도, 제조업 회사를 판 김상철 씨에게도 세금 신고서와 잔고 증명을 받아야 합니다. 한국 개인 LP가 미국 신생 펀드에 재산 증빙을 보내는 것이 어떤 대화가 될지 성민은 쉽게 상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길입니다. 성민은 아는 사람에게만, 이미 관계가 있는 사람에게만 이야기합니다. 링크드인 글은 파이널 클로징 뒤에 올립니다. 그때는 "결성했다"는 발표이지 권유가 아니니까요.
성민이 물었습니다. 100명 문은 자격을 안 묻는다면서, 왜 아는 펀드마다 LP 열 명을 받으면서도 전원에게 적격투자자 확인서를 받습니까. 변호사의 답은 짧았습니다. 첫 번째 길도 적격투자자가 아닌 사람을 받을 수는 있지만, 한 명이라도 받으면 그 사람에게 공모 수준의 공시 서류를 만들어 줘야 한다. 신생 펀드가 투자자 한 명 때문에 그 서류를 만드는 일은 없다. 그래서 다들 전원 적격으로만 받는 것이다.
그리고 첫 클로징을 하고 15일 안에 SEC에 Form D라는 통지서를 냅니다. 허가가 아니라 "이런 면제로 이만큼 팔았다"는 신고입니다.
세 번째 문: 운용사는 누구에게 신고하는가
세 번째 문은 펀드가 아니라 성민에게 붙습니다.
남의 돈을 운용하고 보수를 받는 사람은 투자자문업자이고, 원칙은 SEC 등록입니다. VC 펀드 운용사에는 등록 대신 신고만 하는 예외가 있는데, 그 예외를 쓰려면 운용하는 펀드가 법이 정한 "벤처캐피탈 펀드"여야 합니다. 핵심 조건은 하나입니다. 펀드 자산의 80% 이상을 비상장 회사에 직접 투자할 것.
문제는 톰의 아이디어였습니다. 포트폴리오 회사의 초기 직원들이 주식을 팔고 싶어 할 때 펀드가 사주면 좋은 딜이 된다는 것. 맞는 말이지만, 기존 주주에게서 사는 주식은 회사에 돈이 들어가는 "직접 투자"가 아니라서 80% 밖의 20% 바구니에 들어갑니다. 세컨더리를 많이 하면 바구니가 넘치고, 넘치면 성민은 신고가 아니라 등록 대상이 됩니다. 컴플라이언스 책임자, 연례 감사, 광고 규정. 20억 달러짜리 운용사가 하는 일을 2,500만 달러 펀드가 하게 됩니다.
LPA에 세컨더리 한도를 적었습니다. 20%가 아니라 15%로, 여유를 두고. 신고는 첫 클로징 뒤 60일 안에 하고, 이 신고를 한 운용사를 ERA라고 부릅니다.
세 개의 문을 지나면
회의가 끝날 때 성민은 화이트보드를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문 세 개, 숫자 셋. 100명, 15일, 60일. 그리고 그 아래 변호사가 적은 한 줄. "한도는 결성일이 아니라 10년 동안의 숫자."
한국에서 심사역을 하던 시절 성민은 조합 결성이 등록으로 끝나는 것을 봤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등록하면 그 조합은 벤처투자조합이고, 그 뒤로 무엇을 지키는지는 등록된 조합에 붙는 규정이 정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등록하는 순간이 없습니다. 대신 매일이 조건입니다. 투자자가 100명을 넘지 않는 동안, 공개 권유를 하지 않는 동안, 자산의 80%가 직접 투자인 동안 Jun Ventures는 펀드가 아니고 성민은 등록 대상이 아닙니다. 그 조건 중 하나가 깨지는 날, 세 법 중 하나가 깨어납니다.
박 부장에게 보낼 두 번째 이메일의 제목은 이렇게 정했습니다. "미국에서 GP를 믿는 근거(2): 등록이 아니라 조건."
실제로는 이렇게 나타납니다
SEC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SEC에 신고한 ERA는 5,763곳이고, 그중 VC 펀드 운용사 면제에 기대는 곳이 2,073곳입니다. 등록 투자자문업자 15,906곳과 별도의 숫자입니다. 미국 VC 운용사 대부분이 이 글의 세 번째 문을 지나 "등록"이 아니라 "신고"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투자자 수 100명 한도에는 소규모 VC 펀드에 250명까지 허용하는 예외가 있지만, 약정 총액 1,200만 달러 이하(2024년 8월 SEC가 1,000만 달러에서 상향)인 펀드만 쓸 수 있습니다. Carta는 자사 플랫폼에서 2021년에 결성된 첫 펀드 중 LP가 100명을 넘는 펀드가 2%에 불과했다고 밝혔습니다. Jun Ventures처럼 최소 출자액으로 LP 수를 관리하는 것이 신생 펀드의 표준입니다.
더 깊이 보려면
- 미국 VC 펀드의 해부: Delaware LP, GP, 그리고 LPA를 읽는 법 — 투자회사법 3(c)(1)·3(c)(7), Reg D 506(b)·506(c), VC 펀드 어드바이저 면제의 조문 단위 설명과 LPA의 양도 제한·투자 제한 조항
다음 화는 서울입니다. 성민이 한국 개인 LP 세 사람에게 Jun Ventures 이야기를 꺼내도 되는지, 미국 변호사는 답하지 못했고 한국 변호사가 답하게 됩니다.
이 연재의 회사·펀드·인물은 가상이며, 실존 회사·인물·사건과 무관합니다.
본 시리즈는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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