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45%를 받은 날, 마커스의 손에 실제로 들어온 것은 0%였습니다

서울 새벽 2시, 세 창업자가 지분 숫자를 두고 싸우던 회의는 변호사의 질문 하나로 방향이 바뀝니다. "6개월 뒤에 한 사람이 떠나면 그 지분은 어떻게 됩니까?" 45/30/25보다 중요했던 계약서 한 줄, 아직 다른 회사에 다니는 공동창업자의 베스팅, 그리고 2024년 벤처기업법이 열어둔 문이 왜 설립 단계에는 닿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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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45%를 받은 날, 마커스의 손에 실제로 들어온 것은 0%였습니다

ATTJ컴퍼니 연대기 #1 · 읽기 약 8분


서울은 새벽 2시, 팔로알토는 오전 9시였습니다.

화상회의 창 세 개 중 하나만 어두웠습니다. 김제이는 거실 불을 꺼둔 채 노트북 앞에 앉아 있었고, 마커스 리드와 에밀리 하트는 마커스의 아파트 식탁에 나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델라웨어 법인 설립 서류는 로펌에서 이미 와 있었습니다. 남은 빈칸은 하나, 세 사람이 주식을 몇 주씩 받는가였습니다.

마커스가 먼저 숫자를 꺼냈습니다. 50입니다. 8개월 동안 혼자 코드를 짰고, 사실상 지금 돌아가는 제품의 전부가 그의 손에서 나왔으니까요. 에밀리는 두 달 전에 합류했고 시드 투자 전까지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둘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제이는 아이디어와 첫 고객 후보 셋을 가져왔지만 서울에 있었고, 앞으로도 한동안 서울에 있을 예정이었습니다.

제이는 3등분이 공평하다고 제안했고, 마커스는 웃지 않았습니다. 에밀리는 자기 몫이 얼마든 두 사람이 먼저 합의하면 따르겠다고 했습니다. 회의는 그날 결론 없이 끝났고, 서울은 새벽 4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숫자 말고 다른 것

이틀 뒤 두 번째 회의에서 로펌 변호사가 들어왔습니다. 변호사는 세 사람의 숫자를 듣고 나서 다른 질문을 했습니다.

"세 분 중 한 분이 6개월 뒤에 회사를 떠나면, 그 사람 지분은 어떻게 됩니까?"

아무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질문이었습니다. 제이는 한국에서 창업을 한 번 해본 적이 있었고, 그때 지분은 설립일에 액면가로 인수하면 끝이었습니다. 누가 나가든 지분은 그 사람 것으로 남았습니다. 마커스는 미국에서 스타트업 직원으로 일한 적은 있지만 창업은 처음이었습니다.

변호사가 설명한 것은 베스팅이었습니다. 창업자 주식을 설립일에 전부 발행하되, 회사가 일정 기간 동안 그 주식을 원래 가격에 되살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구조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회사의 되사기 권리가 사라지고, 그만큼 창업자의 몫이 확정됩니다. 표준은 4년, 첫 1년은 한 주도 확정되지 않다가 1년이 되는 날 25%가 한꺼번에 확정되고 이후 36개월 동안 매달 나머지가 확정되는 방식입니다. 이 1년을 클리프라고 부릅니다.

마커스가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45%를 받아도, 내일 나가면 0%라는 겁니까?"

"내일 나가시면 회사가 45% 전부를 액면가에 되삽니다. 그러니까 0%가 맞습니다."

이 한 문장이 회의의 방향을 바꿨습니다. 숫자를 두고 싸우던 세 사람이, 시간을 두고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세 사람의 시간

마커스의 8개월은 어떻게 셀 것인가가 첫 쟁점이었습니다. 마커스는 이미 8개월을 일했으니 그만큼은 확정된 상태로 시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제이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설립 전의 8개월은 회사가 없을 때의 일이고, 그 결과물인 코드는 별도로 회사에 넘기는 계약을 하기로 했으니 지분은 세 사람이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변호사는 둘 다 실무에서 흔하다고 했습니다. 설립 전 기여를 베스팅 기간에 일부 인정해주는 방식이 있고, 인정하지 않는 방식도 있습니다. 결국 6개월을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마커스의 클리프는 설립일부터 6개월 뒤에 오고, 제이는 12개월 뒤에 옵니다.

에밀리의 시간이 두 번째 쟁점이었고, 가장 오래 걸렸습니다. 에밀리는 아직 다른 회사의 직원입니다. 저녁과 주말에 ATTJ 일을 하고 있지만 낮에는 그 회사 일을 합니다. 이 상태에서 풀타임 창업자와 같은 날 베스팅을 시작하는 것이 맞는가.

변호사는 두 가지를 짚었습니다. 하나는 시간입니다. 베스팅은 "회사에 계속 역무를 제공하는 동안" 진행되는데, 주 10시간의 역무와 주 60시간의 역무를 같은 속도로 세는 것은 남은 두 사람이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다른 하나는 더 위험한 쪽으로, 에밀리가 다니는 회사와 맺은 계약입니다. 미국 회사의 고용계약에는 재직 중 만든 발명과 저작물을 회사에 양도하는 조항이 거의 예외 없이 들어 있고, 겸업을 제한하는 조항이 붙는 경우도 많습니다. 에밀리가 저녁에 만든 ATTJ의 영업 자료와 고객 목록이 그 회사 것이 될 가능성을 먼저 지워야 했습니다.

결론은 이렇게 났습니다. 에밀리의 25%는 설립일에 발행하되 베스팅 개시일을 풀타임 전환일로 미룹니다. 전환 전까지는 한 주도 확정되지 않고, 6개월 안에 전환하지 않으면 회사가 전량을 되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에밀리는 다음 주까지 자기 고용계약서를 변호사에게 보내 발명 양도와 겸업 조항을 확인받기로 했습니다. 그때까지는 회사 장비로 ATTJ 일을 하지 않고, ATTJ 관련 파일을 회사 계정에 두지 않는다는 것도 적어두었습니다.

제이의 시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제이는 미국 법인의 직원이 아니었고, 될 수도 없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사람이 캘리포니아 회사의 직원이 되는 순간 생기는 문제들은 이 시리즈의 뒤에서 따로 다루게 됩니다. 변호사는 제이의 역무를 "임원 또는 자문 계약에 따른 역무 제공"으로 정의해 베스팅 조건에 넣기로 했습니다. 이 정의 하나가 나중에 몇 가지 문제를 막아주게 되는데, 그건 4화의 일입니다.

그날 밤 서명한 것

세 사람은 45, 30, 25로 정했습니다. 마커스 45, 제이 30, 에밀리 25. 마커스는 50에서 내려왔고, 제이는 3등분에서 내려왔습니다. 에밀리는 자기 몫을 줄이는 대신 "같은 창업자"로 시작하고 싶다고 했고, 두 사람은 그 말을 받아들였습니다. 대신 세 사람 모두 4년 베스팅에 서명했습니다.

서류는 두 종류였습니다. 하나는 주식을 액면가에 사는 계약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가 미확정 주식을 되살 수 있는 권리를 정한 계약입니다. 미국에서는 이 둘을 보통 하나의 문서에 담고, 이름은 제한부 주식 매수 계약, Restricted Stock Purchase Agreement라고 부릅니다.

제이가 마지막으로 물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왜 이런 걸 안 하냐고.

한국에는 이 구조가 있는가

제이가 한국에서 창업했을 때 지분을 "한 번 주면 끝"이라고 느꼈던 것은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법의 구조였습니다. 상법 제341조는 회사의 자기주식 취득을 직전 결산기 배당가능이익 범위 안에서, 그것도 모든 주주에게 균등한 조건으로만 허용합니다. 설립 첫해 스타트업에 배당가능이익이 있을 리 없고, 떠나는 창업자 한 사람의 주식만 골라 되사는 것은 균등 조건이 아닙니다. 미국 델라웨어 법인이 설립일에 계약 하나로 만드는 구조가 상법에서는 막혀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2024년에 문이 하나 열렸습니다. 벤처기업법 제16조의17은 벤처기업이 임직원에게 재직 조건 등을 붙여 자기주식을 무상으로 교부하는 성과조건부주식교부계약을 허용하고, 제16조의18은 이를 위한 자기주식 취득을 상법 제341조에도 불구하고 가능하게 했습니다. 한국판 Restricted Stock입니다.

다만 ATTJ컴퍼니 같은 설립 단계 회사에 그대로 쓰기는 어렵습니다. 첫째, 이 제도는 회사가 이미 갖고 있는 자기주식을 나눠주는 구조라서, 설립일에 신주를 발행하면서 되사기 조건을 붙이는 미국 방식과 방향이 반대입니다. 둘째, 자기주식 취득 재원이 완화됐다고는 해도 순자산에서 자본금을 뺀 금액이 한도인데, 설립 초기 회사는 순자산이 자본금과 거의 같아서 취득할 재원이 사실상 없습니다. 셋째, 벤처기업 확인을 받아야 하고, 정관에 규정을 두고 등기해야 하며,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고, 결의일부터 2년 이상 재직해야 주식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 A를 받고 벤처기업 확인을 마친 회사가 핵심 임직원에게 쓰기에는 좋은 도구지만, 창업자 셋이 설립일에 서명하는 도구는 아닙니다.

그래서 한국의 창업자 지분 실무는 여전히 우회합니다. 창업자들끼리 주주간계약을 맺고, 일정 기간 안에 떠나는 사람의 주식을 남는 사람이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넣습니다. 회사가 아니라 남은 창업자가 사는 구조입니다. 작동하기는 하지만, 남은 창업자에게 살 돈이 있어야 하고, 가격을 액면가로 정하면 시가와의 차이에 대한 세금 문제가 따라올 수 있습니다. 회사가 원가에 되사는 미국 구조에서는 생기지 않는 문제입니다.

마커스의 손에 들어온 것

설립일 기준으로 마커스는 45%의 주식을 받았고, 그중 확정된 것은 0%였습니다. 6개월 뒤 클리프를 넘기면 11.25%가 확정되고, 그 뒤로 매달 0.94%씩 늘어납니다. 4년이 지나면 45%가 전부 그의 것이 됩니다.

제이는 서울에서 이 숫자를 스프레드시트에 적어두었습니다. 세 사람의 이름 옆에 지분율이 아니라 날짜를 적었습니다. 클리프가 오는 날, 절반이 확정되는 날, 전부 확정되는 날. 에밀리의 줄에는 날짜 대신 "풀타임 전환일"이라고 적었습니다. 그 스프레드시트는 나중에 시리즈 A 실사에서 투자자 로펌이 가장 먼저 열어본 파일이 됩니다.


실제로는 이렇게 나타납니다

Carta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설립된 32,000개 이상의 복수 창업자 회사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3인 창업 회사가 지분을 균등하게 나눈 비율은 2015년 12.1%에서 2024년 26.9%로 늘었고, 2024년 기준 3인 창업 회사의 중위값은 1대 창업자 44%, 3대 창업자 22%였습니다. ATTJ컴퍼니의 45/30/25는 이 중위값 근처에 있습니다.

같은 Carta가 2016년 1분기부터 2023년 2분기 사이에 VC 투자를 받은 2~3인 창업팀 22,352명을 추적한 결과,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이 3년 안에 떠날 확률은 23%, 5년 안에는 30%였습니다. 베스팅이 "혹시"가 아니라 "넷 중 하나"에 대비하는 장치인 이유입니다.

더 깊이 보려면


다음 화는 마커스의 우편함입니다. 주식을 받은 날부터 30일. 세 사람 중 한 사람이 그 편지를 보내지 않을 뻔합니다.

이 연재의 회사·펀드·인물은 가상이며, 실존 회사·인물·사건과 무관합니다.


본 시리즈는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구체적인 법률 문제는 Venture Pacific Law Group(info@ventureplg.com)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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